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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도 예약도 마비”…사회보장국 개편에 시니어들 생활비 못 받아

사회보장국(SSA) 인력 축소로 인한 서비스 차질로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 시니어와 장애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 효율부(DOGE)’의 자문하에 단행된 SSA 구조조정으로 행정적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LA타임스는 약 15분이면 끝났던 전화 상담이 이제는 아예 연결조차 되지 않아 종일 전화를 붙들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9일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시니어와 장애인들은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 SSA는 전체 인력의 12%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하고, 10개 지역 본부를 4곳으로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SSA는 “과다한 조직 규모를 줄이기 위한 개편”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장에서는 서비스 질이 후퇴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온라인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다. 온라인 예약 시스템은 오류가 잦고 QR 코드로 접속해도 페이지가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LA에서 시니어를 위한 무료 진료·의료 지원 단체를 운영 중인 게보르크 아지안 대표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시니어들이 온라인 로그인조차 못 해 생활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대면 서비스는 사라졌고, 예약은 몇 달 후에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9일 정오쯤 둘러본 LA 한인타운 내(윌셔 불러바드와 윌튼 플레이스) SSA 사무실 앞에도 30여 명이 길게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SSA 사무실을 방문한 김모(LA·71) 씨는 “올해부터 SSA 방문이 예약제로 바뀌면서 정해진 시간에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리했다”며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인력 감축 탓인지 예약을 해도 대기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장애인 권익 단체 연합체인 AAPD(미국 장애인 협회)를 비롯한 일부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 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리랜드 두덱 SSA 국장 대행을 상대로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불과 9주 만에 기관의 핵심 기능을 붕괴시켰으며, 수백만 명의 수혜자가 필수 서비스조차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AAPD의 마리아 타운 대표는 “트럼프 취임 전에도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고, 2023년에는 약 3만 명이 사회보장장애보험(SSDI) 승인을 기다리다가 숨졌다”며 “지금은 신규 신청자뿐 아니라 기존 수혜자조차 서비스 접근이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SSA 홍보실 측은 X(구 트위터) 등을 통해 “전화 대기 시간이 길고, 웹사이트 운영에 일부 문제가 있지만 이는 현 정부 이전부터 존재했던 이슈”라며 “대면 서비스 직원들은 해고가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대민 서비스 강화를 위해 비핵심 업무를 줄이고 직원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3월 SSA가 발표한 온라인 신분 확인 의무화 정책도 스마트폰이나 이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에게는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SSA는 종이 수표 발급의 중단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에서는 실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효율성만 강조해 벌어지고 있는 사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응급의학 전문의 스티븐 카니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예산에 낭비가 있다는 건 누구나 동의하지만, 도려낼 땐 칼이 아니라 섬세한 메스를 써야 한다”며 “시니어들의 디지털 접근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불편 장애인 서비스 장애인 협회 장애인 권익

2025-04-09

[이 아침에] ‘스테이시 박 밀번’을 아십니까

나는 인터넷 검색할 때 구글 크롬을 사용한다. 이유는 가끔 ‘Google’이라는 로고가 다양한 그림과 함께 영웅들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쌈박한 아이디어로 만든 동영상은 100년에 태어난 과학자를 만나게 만들고 재즈 가수의 노래를 소개했다. 만화를 곁들인 게임 동영상이 뜬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눌러서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   지난 5월19일은 독특한 그림이 구글 로고 대신 올라왔다. 하와이 꽃과 함께 호랑이 꼬리에 감긴 안경을 쓴 여자의 그림이었다. 몇 번은 그냥 지나치다 결국 호기심에 나는 그 이미지를 클릭을 했다.     그러자 모니터에서는 폭죽이 터지듯 색색의 종이와 하와이 꽃이 화면 아래로 흘렀다. 나는 그 화려함에 여러 번 마우스를 클릭하며 쏟아지는 색종이를 즐겼다. 그리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안경 낀 여자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누굴까.   스테이시 박 밀번(Stacey Park Milburn), 그녀가 백인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계라는 사실에 놀랐고, 그녀의 삶이 33세 끝이 났다는 것, 그리고 그녀가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 글을 읽는데 슬픔이라고 할 수 없는 감정이 압력기로 누르는 듯 가슴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 상을 타거나 주목을 받게 되면 한국인 피가 반만 섞였어도 한국인이라고 서로 앞 다퉈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던데 왜 그녀의 이름은 한국 사회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을까. 장애인이라서 그랬을 거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웠다.   동영상에서 접한 그녀의 생전의 모습은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들어 보였다. 그럼에도 16살부터 그녀는 장애인 권익을 부르짖었다. 불필요한 수술을 반대했고 편견 없이 장애인에게 공정한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연설을 했다. 지적 장애인을 위한 대통령 위원회에 임명되었던 그녀는 2년 동안 오바마 행정부에 조언하는 등 장애인들의 소통창구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그녀는 2020년에 세상을 떠났다. 팬데믹 사태로 병원 시스템이 엉망이 되었던 그 시절이 아니던가. 빠르게 진행되던 신장암 수술이 연기되었고 수술 합병증으로 33살 생일날 세상을 떠났다고 위키피디어에 적혀 있었다.   지난 코로나바이러스 기간 동안 세상은 경직되었다. 당연히 신체적인 장애로 활동이 불편한 사람들은 사각지대로 몰리기 마련이다. 그때도 그녀는 뜻을 같이하는 친구와 함께 오클랜드 야영지 노숙자에게 전할 손소독제, 마스크 등을 넣은 질병예방 키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의 삶을 들여다 본 그날 하루는 여러 생각에 잠겼다.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경영학 석사 공부까지 취득한 그녀의 성실과 집념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의 권익을 대변하는 일에 앞장서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고 후원자를 구하지 않으면 그 뜻을 펼치기 어렵다. 그런 그녀의 업적을 구글은 세상에 소개했다.   눈으로 보기에 화려한 업적에 열광하고 번듯한 무대를 쫓아다니는 세상에서 지금, 나는 어느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스테이시 장애인 권익 지적 장애인 한국인 엄마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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